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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회현역] 명동의 숨겨진 디저트카페,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신세계 본점 5층 옥상정원 뷰 궁중 다과 후기 (+예약)

#디저트#백화점#옥상#전통#데이트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1

이전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듯, 저는 주로 서울, 특히나 핵심지인 핫플의 넓고 큰 카페를 좋아합니다.

그것 말고도, 또 오래된 건축물을 요즘식으로 개선하는 것도 너무 좋아합니다.

서촌의 한옥 땅에 개량한옥을 매입해서 거주하는게 제 꿈 중 하나였는데, 다른 재테크를 하다보니 돈이 묶여서 아쉽게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깝습니다. 돌아보면, 숫자보다는 감성, 하고싶은걸 우선 했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신세계백화점 더헤리티지도 비슷합니다. 옛 백화점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입니다. 재테크 이야기는 나중에 다른 카테고리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명동 신세계 본점에서 밥 한 끼 하고 나면 보통 백화점 지하나, 1층 커피마실 수 있는 일반 커피샵을 많이 갑니다. 근처에 카페는 많지만 주말 오후는 어디를 가도 사람이 꽉 차서, 조용히 앉아 두어 시간 얘기하기 쉽지 않아요. 롯데 본점 라운지도 그렇고, 명동 골목 카페들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번엔 백화점 안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숨겨진 곳이 있나 찾아봤습니다. 본점 본관 5층까지 올라가 봤는데, 그 층 ‘더 헤리티지’ 안에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이라는 한식 디저트 공간이 있더라구요. 얼마전에 올렸던 쿠라리에도 사실은 한 시간정도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지 두 시간을 조용히 앉아있기엔 살짝 붐비는 곳이었는데, 여기는 완전히 다르게 매우 프라이빗한 느낌을 줍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서울 중구 소공로 63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5층 더 헤리티지

회현역 7번 출구 백화점 지하 직결 / 을지로입구역 도보 8분

백화점 영업시간 준거 (평일 10:3020:00 · 주말 10:3020:30 / 라스트오더 [빈칸])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가는 길 이야기를 잠깐 하면, 저는 회현역 7번 출구에서 지하로 백화점 본관까지 들어와서 5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갔어요. 본관 건물 자체가 1930년에 지어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건물 중 하나거든요. 원래 미츠코시 경성점이었다가 신세계로 넘어온 곳이라, 리뉴얼했음에도 옛날 계단이나 구식 엘리베이터 홀 같은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런 오래된 마감 옆에 컨템포러리한 살롱이 붙어있는 구도가 재밌더라구요.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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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볼 때랑 안이랑 톤이 완전히 다른 게 이 살롱의 첫 인상입니다. 5층 복도에서 격자 파티션 사이로 실루엣만 보고 지나가면 그냥 백화점 층에 붙은 매장 하나로 보이는데, 브론즈 프레임(고급화 공간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재죠)에 HOUSE OF SHINSEGAE / DESSERT SALON 이라고 판이 하나 걸려있어요.천으로 은근하게 가려둔 것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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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서면 색감이 확 바뀝니다. 노출 톤의 그레이 석재 벽면, 낮은 조도, 라탄 등받이가 있는 원목 의자, 낮은 원목 테이블. 그리고 안쪽에 갤러리형 통로가 있고, 벽면엔 액자 하나랑 유리 진열장이 있어서 다과 관련 오브제가 큐레이션 되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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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진짜 자리 값의 절반이에요. 백화점 5층인데 통창을 보면 자갈이랑 이끼로 조경한 옥상정원이 넓게 펼쳐지고, 그 너머로 유리 파사드 건물하고 파란 하늘이 붙어 있어요. 시티뷰가 아니라 정원뷰라는 게 좀 낯설게 좋습니다.

주말 오후에 갔는데 창가 자리에 앉으면 5층이라는 감각이 사라져요. 나무 그림자 흔들리는 것만 보이고, 명동 한복판이라는 걸 잠깐 잊게 됩니다. 명동인데 명동 같지 않은, 그런 자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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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갤러리처럼 꾸며진 통로가 이어져요. 유리 진열장 안에 다완이나 다구 같은 오브제가 하나씩 큐레이션 되어있고, 벽면 액자 하나. 그냥 앉아서 다과만 먹는 데가 아니라, 다녀올 때 눈길이 계속 가게되는 배치입니다.

조금 스터디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 살롱은 신세계 한식연구소하고 전통 음식 연구가 서명환 셰프, 매월당 김시습 18대손 김동현 티 디렉터가 함께 짠 구성이라고 해요. 처음엔 그냥 백화점 다이닝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고 나서 다시 보니 여기도 한국 다과 라인을 한식구소·매월당 후손 티 디렉터가 짠 협업 매장이더라구요. 특급호텔의 정갈함을 느꼈었는데, 이런 배경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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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대표 다과 세트’로 하나, 그리고 페어링 차로 ‘일품 차 세트’. 대표 다과 세트는 3만 5천원이고, 차는 홍화차랑 본차(귤향,매향,국향,계향) 중에서 고르는 구성이에요. 선택이 어렵습니다.. 다 향이 좋았어요. 매향으로 골랐습니다.

여기서 잠깐, 다과 하나하나 이름이나 재료·기법을 셰프님이 상세히 소개해주신 건 아니라 이후 서술에는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공부해봤는데도, 실제와는 이름이나 재료, 방식에서 차이가 있거나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느낌에 대해서는 가능한 상세히 표현해 보려고 해요.

다과가 나오는 방식이 꽤 정성스럽습니다. 회백색 다관 하나, 그리고 슬레이트 소재 잎모양 접시 위에 다과 3종이 나란히 올라오고, 옆에 원반형 슬레이트 접시엔 꼬치과일이 한 알. 재료는 익숙한 이름인데 크기가 앙증맞고 접시 색은 마치 조선시대 백자 느낌의 정갈한 배경이라 색감이 하나씩 눈에 들어와요.

다시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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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다과상에서 봤을 법한 구성인데, 여기선 접시 하나에 한 알만 올려서 완전히 다른 인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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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팅은 흰색 주름 무늬 다관하고 다완·차 숙우, 그리고 슬레이트 트레이 위에 다과 3종 (붉은 편·갈색 사각·둥근 원형)이 나란히 놓여 있어요. 이번엔 차를 다관에 우리고 숙우로 옮긴 다음 다완에 나눠 담아 마시는 스타일. 다관 표면이 손으로 빚은 것처럼 주름이 남아 있어서 차 따를 때 무게감이 은근합니다.

첫 모금은 향이 아주 은은해서 “밍밍한가?” 싶다가, 다과 한 입 먹고 다시 마시면 뒤에서 단맛이 올라옵니다. 두 번, 세 번 우리면 맛이 서서히 바뀌는 것, 이게 이 세트를 두어 시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이유예요. 첫 모금이랑 마지막 모금의 인상이 완전히 다른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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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과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름은 익숙한데 크기가 작아서 한 입, 두 입에 끝나요. 붉은 편은 팥향이 진하고, 갈색 사각은 튀김이 눅눅하지 않은 상태로 나옵니다. 둥근 원형은 겉이 살짝 바삭한데 안이 촉촉해서 처음 먹는 식감이었어요. 무식하게 달거나 백화점 카페에서 흔히 만나는 공장식 디저트하고는 완전히 다르죠. 손이 많이 간 다과라는 게 씹으면서 느껴져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전통 다과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니 새삼 다르게 다가왔어요. 명절에 어른들이 준비해주시던 다과상이 이 정도로 정제된 형태로 재해석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제가 오히려 한국 다과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TMI지만, 여긴 직원분들도 참 잘 교육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느낌인 과하지 않고 절제된 응대. 백화점 5층 살롱이라 격식이 살짝 있는 응대가 필요한 자리인데, 다과 놓아주실 때 소매 라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정도의 은은한 한복 톤 유니폼에, 말은 짧게 정확하게 해주세요. 좀 오버스러운 자기 소개나 설명 없이 담백하게 넘어가는 결이 오히려 좋았어요.

손님은 주말 오후 1시대에 갔는데 자리가 서너 개 남는 정도. 50대 이상 어르신 두 분, 30대 커플 하나,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커플 하나. 조용조용 얘기 나누는 톤이라 시끄러운 카페 분위기가 전혀 아니에요. 이게 오히려 다과에 집중하게 만드는 좋은 조건입니다.

다과 다 먹고 나서 하나 더 해보시길 추천하는게, 위층·아래층 크로스오버 동선이에요. 살롱 나와서 6층 리빙관을 한 바퀴 돌거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신세계 본점 리뉴얼 된 명품관을 슬쩍 걷다 나오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어요. 데이트로 왔다면 다과 마시고 위·아래층 편집 매장을 걸으면서 대화 이어가는 그림이 나옵니다. 저희도 다과 다 마시고 위층에서 잠깐 오브제 구경하고 내려왔어요.

다음엔 명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주차는 백화점 본관 지하 주차장에 대면 되고, 백화점 구매 실적에 따라 무료 시간이 붙어요. 살롱만 이용하시면 유료. 사실 대중교통이 훨씬 편해요. 회현역 7번 출구가 백화점 본관하고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서 비 오는 날에도 우산 없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예약은 살롱 자체는 워크인 위주라고 하는데, 주말이나 계절 메뉴 바뀌는 시기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엔 차회(10만원 언더로 생각보다 안비쌉니다)도 진행한다니, 관심 있으신 분은 채널 통해서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여기 다녀와서 든 생각은, 한국인이면서도 궁중 다과 문화라는 걸 이렇게 격조 있는 형태로 만나본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 다음번엔 서울 오는 외국인 친구 데려와서 한국 다과 처음 소개하는 자리로 써보고 싶습니다. 명동 관광 동선하고도 붙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붙이기 좋고, 다과 이름 소개하면서 대화 이어가기에 이만한 자리가 없을 것 같아요. 이 글이 서울 여행 오는 외국인 이용자들한테도 검색되었으면 좋겠네요.

추천드리는 분:

다음에 갈 때는 여름 복숭아 빙수 시즌에 한 번 더 가볼 생각이에요. 다과세트 완성도가 이 정도면 6만 9천원짜리 시즌 빙수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요. 그리고 목요일 차회도 한 번 붙어보고 싶어요.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공간·다과·차 밸런스가 다 잘 짜여 있고, 백화점 5층이라는 위치를 완전히 잊게 만드는 통창 옥상정원 뷰까지 붙어 있어요. 다만 매장 규모가 넓진 않아서, 붐비는 시간대 가면 살롱 특유의 조용한 톤을 놓칠 수 있어요. 평일 오후 2시대나 개점 직후처럼 사람 적은 시간대 맞춰 가시면 훨씬 좋은 경험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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